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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한 이유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8. 13. 23:21
세상을 내 규칙대로 창조하는 즐거움 때문이다.
현실세계에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면
'내가만든 세상에선 이런일이 합리적으로 돌아간다'
라는, 현실세계에 대한 보상을 여기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나 현실 사회에서 분쟁이 생기고 내가 옳음을 증명할 수 없는 경우에
'너는 그런 낮은 지능으로는 프로그램을 짤 수 없을 것이야. 그러므로 더 똑똑한 내가 이긴거다'
'너는 그런 허접한 논리로는 프로그램을 짠다 해도 치명적 오류를 내포한 프로그램을 만듦으로써 고생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만의 프로그램 세계(잡지이름 아님)가 그리워지고
현실세계에선 관대한 내가 그냥 져주는 셈이라 생각하고 만다.


소프트웨어의 많은 분야중에서 특히 '게임개발' 에 가장 애착을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내가 캐릭터를 만들고
세상 돌아가는 규칙을 만들고
밸런스를 조정한다.

나는 소프트웨어 업계가 갈수록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결국은 인간보다 우월한 피조물을 만들어
통제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될 것 같다.

"인간은 사일론을 만들었고
그들은 반란을 일으켰다.
그들은 인간처럼 보이고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낀다.
그리고 그들에겐 계획이 있다."



물론 지금 난 그리 잘하진 못하고
몇년간 안하다보니 더욱 못하게 되어 간다는 것과
세상엔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저쪽 편에 있는 사람도 많아서
도저히 그들을 따라갈 수 없는 것 같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이정도에서 즐기며 계속 해나갈 것 같다.

발명가는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불편을 참지 못하고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낸다.
프로그래머는 현실에서 느낀 불만을 못참은 나머지 완벽한 세상을 만들어내고 싶은 것이다.


세상엔
'너의 미래는 뻔하지' 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그분들에게 묻고싶다
나는 과연 영주권을 딸 수 있을 것인가.
나는 과연 호주에서 프로그래머로 취직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게 너무 궁금하고
그게 너무 하고싶다.
근데 현실은 시궁창.